TS 타노스로키타노스

글/짧 2013. 10. 21. 00:13

Queen & Princess


소녀는 우주를 떠돌다 한 행성에 불시착하였다. 차가운 얼음과 바위들로 이루어진 행성은 평생을 좋은 것들에만 둘러싸여있던 소녀의 눈에는 쓰레기더미에 불과했지만 아무도 없다는 것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 그곳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현재 소녀에게는 고독이 필요했다. 자신에게 갑자기 닥쳐온 불행을 마음껏 음미할만한. 


그러나 몇걸음 걷지 않아 소녀의 동그란 이마에 주름이 갔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하는 일은 소녀에게 익숙치 않은 일이었다. 오직 홀로 있어야만 하는 행성에서 세상에서 제일 징그럽게 생겼을 괴물 무리들과 맞닥트렸다. 그들은 서리거인들보다 더 불결하고 천박하게 느껴졌다. 특히나 그 쉭쉭거리는 숨소리라니. 말이 통하지도 않는 야만적인 종족이었다. 소녀는 훌륭한 전사였지만 그들의 모습에 그만 싸울의욕이 사라졌다. 그저 그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소녀는 여왕을 만났다. 그녀가 여왕임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그녀만이 가장 높은 곳에 앉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결코 이런 미개한 종족에도 왕이라는 제도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왕이란 오딘과 그리고 토르뿐이었다. 소녀는 얼굴을 굳혔다. 지금 이순간에도 아버지와 오라비를 떠올리는 자신이 어리석게만 느껴졌다. 

얼음과 바위들로 뒤덮인 행성의 가장 꼭대기에는 푸른 빛으로 빛나는 왕좌가 있었여왕은 소녀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붉은 피부와 푸른눈을 가진 여왕은 금발과 흰 피부를 가진 애시르들만 보던 로키의 눈에는 낯설게만 보였다. 그럼에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잠시 들겠금 하는 마성을 가지고 있었다. 소녀를 내려다보던 여왕이 붉은 입술을 열었다. 예상 외로 희고 가지런한 잇사이로 뱀처럼 유연한 혀가 오르락 내리락 했다. 여왕은 소녀의 눈에 스쳐지나가는 순수한 경멸을 읽어냈다. 



"너는 나를 이해할 수 없겠지."


여왕의 목소리는 위엄있었지만 고독의 밑바닥에서 들끓는 목소리였다. 소녀는 그것이 외로움이라는 것을 알았다. 여왕은 그녀보다 더 높이 있었고 더 오랫동안 고독한 우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로키는 짐짓 


“내가 너를 이해 할수 있을 리 없잖아?”


소녀는 도통 이해 할 수 없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아스가르드의 적법한 후계자였어. 저런 괴물들의 여왕으로 있는 너와 내가 같을리가 없잖아?"


소녀의 건방진 말투에 여왕의 발 아래 숨죽이고 있던 그녀의 충성스러운 병사들이 고개를 들고 저마다 흉측한 아가미사이로 점액질을 뿜어댔다. 그러나 흥분한 수천의 병사들 사이에 둘러싸여있어도 소녀는 여전히 태연자약했다. 여왕은 소녀는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저 보잘것없고 연약한 생명체가 어떻게 감히 자신에게 대들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뻣뻣히 들고 있는 소녀에게 흥미로운 감정이 생겼다. 여왕의 가늘고 미끌거리는 손가락이 톡톡 왕좌를 두들겼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권력자들이 그러하듯 여왕은 결코 관대하지 않았다. 빈번하게 화를 냈으며 그때마다 수많은 행성들이 우주의 먼지가 되어 사라져갔다. 하지만 저 건방지고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에게는 화가 나지 않았다.


"귀여운 아이야. 선물을 주고 싶구나."


여왕이 손가락을 까닥이자 그녀의 발치에 무릎꿇고 있던 한 병사가 석관을 가져다 바쳤다. 여왕의 손짓에 석관이 열리자 그 안에서 황금과 푸른 보석으로 이루어진 셉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소녀는 그것이 홀 과 같다고 생각했다. 아버지의 궁니르나 토르의 묠니르와 같은 무기가 자신에게 생긴 것에 기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여왕은 소녀의 미소가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영악한 소녀는 여왕이 자신을 사랑스럽게 여기는 것을 알아차렸다.


"네, 용모가 변했구나."


여왕은 크게 놀라워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푸른 눈을 닮은 피부와 자신의 붉은 피부를 닮은 붉은 눈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소녀는 여왕의 푸른눈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당신을 알게 되고, 당신을 이해하게 되고. 결국 나도, 당신과 같은."


봄날의 새싹처럼 반짝이던 초록빛 눈동자는 붉은 빛으로, 그리고 어느 새 겨울의 서리처럼 푸른 빛으로 변해버렸다. 하늘이나 바다같은 색이 아니라 한없이 차갑기만 한 푸른색이었다. 그녀의 눈동자와 닮은.


"괴물이 되어버렸나봐."


여왕은 소녀를 향해 환하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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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장중구?] 냄새

글/짧 2013. 8. 11. 16:38


냄새

 

열 아홉. 남자를 만났던 내 나이가 그쯤이었을 거다. 중학교도 때려치우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만났다. 남자에게서는 좋은 냄새가 났다. 그래서 따라 갔던 것 같다. 기집년도 아니고 쪽팔려서 진짜. 뭐 다른 이유를 대보자면 남자를 따라가면 그치처럼 좋은 양복과 구두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들이 남자를 두려워하는 것이 좋았다. 남자를 따라가면 그처럼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길바닥에서 태어난 돼먹지 못한 인간이었기에 가질 수 있는 것은 다 가져야만 직성이 풀렸다. 저 남자 밑으로 들어가면 가질 수 있는 게 많아질 것임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싸움에는 자신 있었다. 돈 떼먹은 돼지 같은 놈들의 주둥아리에 시멘트를 붓고 쥐좆같은 놈들한테 기집년들을 바쳤다. 욕심이 점점 났다. 내 예상대로 남자는 많은 것을 내게 주었다. 즐거웠다. 남자는 흡족해했다. 가끔씩 한숨을 쉬었지만 그뿐이었다. 한숨은 담배연기로 가려졌고 남자의 위신이 흔들릴 일 따위는 없었다.

 

남자는 잠을 잘 자지 못했다. 그럴 때면 남자는 나를 불렀다. 남자는 내가 자기의 첫 사람이라고 했다. 나보다 먼저 조직에 들어간 이들은 많았다. 그러나 남자가 믿었던 것은 오직 나뿐이었다. 나보다 먼저 들어왔던 놈들은 어느 순간 수술을 당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있었다. 남자는 이상하게도 식구들을 잘 믿지 못했다. 아니 아무도 안 믿었다는 것이 맞을지도 몰랐다. 불만이 많은 이들도 있었지만 내 앞에서 함부로 입을 놀린 놈들이 어떤 식으로 나자빠졌는지를 알고 난 이후로는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몇몇 놈들은 뒤에서 남자와 나의 관계에 대해 더러운 입을 놀렸지만 남자도 나도 그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우스운 일이었다.

무식한 새끼들. 남자는 여자를 좋아했다. 그것도 제 딸 뻘의 어린 여자애를 좋아했다. 여자들은 자주 갈아치워졌다. 그럼에도 철없는 년들은 자신의 젊음만 믿고 끝없이 욕심을 부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아파트 하나, 가게 하나로 정리되는 자신들의 처지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패악을 부리기도 했다. 그 뒤처리도 내 몫이었다. 그러고 보니 남자가 죽기직전 만나러 가려 했던 여자가 생각났다. 용케도 몇 년 째 남자의 곁에 있던 여자였다. 여자는 얼굴이나 몸매가 끝내준다던가 하지 않았지만 남자는 여자를 꽤나 소중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자연스레 나도 여자에겐 좀 더 조심히 굴었는데 그것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 아마도 그 여자가 남자와 닮은 냄새가 났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남자는 우아한 것을 좋아했다. 차분한 말투, 바른 행동거지를 중요시 여겼고 문신을 가진 사람들은 천박하단 시선으로 내려 보았다. 점차 우리 조직에는 문신한 새끼들이 사라졌다. 처음에는 조폭새끼가 까탈스럽게 군다며 남자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던 선배들도 결국에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밀려나가는 강물이었다. 남자가, 아니 우리가 옳은 것이였다. 나는 남자가 자랑스러웠다. 남자를 닮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정청 그 새끼를 조직에 들였을 때는 이 남자가 드디어 노망이라도 난 게 아닌가 싶었다. 천박한 말투와 싸구려 취향들. 뒷골목의 들개로 자란 흔적이 역력한 정청은 남자가 좋아하는 타입이 결코 아니었다. 나는 정청이 좆나게 싫었다. 뭐가 싫었냐면 그래, 나와 비슷한 냄새가 났다. 향수냄새로도 가려지지 않는 나의 냄새는 문득문득 나의 기분을 바닥까지 끌어내렸다. 그런 주제에 그 새끼는 가지고 싶은 것을 너무 손쉽게 꿀꺽꿀꺽 삼켜댔다. 아귀 같은 새끼. 제 옆에 이자성을 끼고 사는 것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성에게는 남자와 같은 냄새가 났다. 정청보다는 이 새끼가 더 두려웠다. 정작 남자는 이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언제나 조심성 많고 의심 많던 남자가 미래를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아마도 같은 냄새가 낫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제 냄새라고 착각했었는지도 모르지. 나는 끝까지 자성을 아군으로 삼아야할지, 아니면 적으로 삼아야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랬기에 결국 이 사단이 난 거다.


시이발.


입에서 욕이 떨어지지 않았다. 남자는 내가 욕하는 걸 싫어했다. 입에서 쌍자음이 나올 때마다 미간을 찌푸리곤 했다 그래도 내가 욕할 수 있는 건 이뿐이지. 안 그렀수? 영감? 맑은 하늘이었다. 필터 끝까지 담배를 빨아 당겼다. 허파안으로 알싸한 향이 맴돌았다. 남자는 담배를 피는 주제에 담배냄새를 싫어했다. 결국 그 여자를 만나면서 담배도 끊었다. 이 맛있는 걸 끊다니. 멍청한 노인네. 만수무강하실려고 담배도 끊어놓고 결국 그렇게 허무하게 가버리다니.


죽기 딱 좋은 날씨네.”


사실 나는 무서웠다. 죽는게 무서운 게 아니라 그 새끼들한테 개처럼 매달리고 목숨을 구걸할까봐. 태생이 태생인지라 더럽고 비굴한 본성이 나올까봐 무서웠다. 그런 쪽팔리는 짓은 남자를 처음 만났던 날 그의 다리에 매달렸던 것만으로도 족했다. 이를 악물었다. 신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서 턱이 다 뻑뻑해지도록 이를 꽉 물었다. 아찔했다. 부운 눈 사이로 땅바닥이 보였다. 너무 높은 곳까지 올라와버렸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이제 곧 볼 수 있겠구려. 영감.


-

준휘님. 온리전 힘내세요!!!! 석회장중구? 라고 해야하나 무언가의 번데기입니다...하하하 너무 늦게 드려서 죄송합니다ㅜㅜㅜ 석회장중구...에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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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르의 성인식 다음날이었다.

  “무기를 골라보렴,”

  마치 마음씨 좋은 할머니처럼 프리가는 오딘의 보물창고를 개방했다. 호건이나 볼스태그는 안 그래도 토르의 묠니르를 보며 부러워했기에 자신들에게 새로운 무기가 생긴다는 사실을 무척 신나했다. 그나마 레이디 시프는 좀 더 차분한 몸짓으로 무기를 골랐지만 그녀 또한 훌륭한 전사였기에 흥분감을 쉽게 감추지 못했다. 모두가 흥분하며 여러가지 무기들을 들었다 내렸다 했다. 그러나 팬드럴은 많은 무기들을 지나치고 오직 한 곳을 향해 걸어갔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눈에 들어오던 무기였다. 벽에 걸려있던 레이피어를 조심스럽게 내려 가볍게 휘두르자 일부러 맞춘 듯 손에 척하고 감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팬드럴은 넋을 놓고 레이피어를 바라보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호건은 메이스를 볼스태그는 도끼를 골라들고 똑같이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로키만은 아무것도 고르지 않은 채 멀찍이 떨어져서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펜드럴은 로키에게 레이피어를 겨누었다.

  “너는 안 골라?”

  로키는 슬쩍 주위를 살피더니 가장 가까이에 있던 단검들을 한 움큼 쥐었다.

  “나는 이거면 됐어. 마법이 있으니까.”

  “그런 건 여자들이나 쓰는 거야.”

  펜드럴이 비웃는 얼굴로 말하지만 로키는 도발에도 별 기색 없이 턱 끝으로 펜드럴이 들고 있는 레이피어를 가리켰다. 

  “네 얇고 가느다란 칼이랑 뭐가 다르지?”

  “날카롭게 적의 심장을 관통하지.”

  “내 혀로도 날카롭게 적을 없앨 수 있는데?”

  로키는 이내 펜드럴이 들고 있던 칼을 낚아 채 그것을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칼집 위에는 세계수가 우아하고도 섬세하게 새겨져있었다. 그 정교함으로 보아 난쟁이들의 작품이었다. 그들은 겉모습은 흉칙했지만 그 기술만큼은 제일이었다. 로키는 그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을 높이 샀다. 토르는 그런 로키의 의견을 가볍게 묵살해버렸다. 아름다움은 아스가르드인의 미덕이 아니었다. 강한 것이 선이었다. 로키는 펜드럴에게 무기를 되돌려주며 탄식처럼 내뱉었다.

  “…하지만 나는 네 무기가 아름답다고 생각해.”

  순간 로키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계집애같은 소리를 해버렸군. 이런 소리는 시프조차도 하지 않을 말이었다. 로키의 입이 꾹 다물렸다. 그러나 펜드럴은 눈짓으로 볼스태그와 토르를 가리키며 천연덕스레 말을 했다.

  “역시 무식한 망치나 도끼 같은 것보다야 낫지.”

   로키가 피식하고 웃었다. 펜드럴은 자신도 모르게 우쭐한 기분이 들어 칼집에서 칼을 뽑아냈다. 스르릉, 하고 맑은 소리를 내며 매끄럽게 뽑혀 나온 팬드럴의 레이피어가 햇빛에 반짝였다. 로키는 신기하다는 듯 팬드럴의 손에 든 무기를 쳐다보다가 칼날에 손을 슬쩍 가져갔다. 금세 가느다란 손가락 끝에 핏방울이 맺혔다. 얇다고 해서 우습게보면 안 되는 것이 바로 레이피어였다. 팬드럴의 무기는 아름다웠지만 적의 목숨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무기였다. 누군가를 닮은 것 같지 않은가. 자신이 왜 레이피어를 원했는지 깨달은 팬드럴은 자조적으로 웃었다. 처음 본 순간부터 이 무기를 가지고 싶었다. 설령 스스로를 베어버린다고 해도.



[펜드럴로키] 귀환 (for.512)




한때는 아홉 세계를 통털어 가장 영광스럽던 장소였다. 그러나 서리거인의 침입이 있었던 날 이후로 주인조차 찾지 않는 폐허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허망한 공간 한 가운데에는 로키가 있었다. 오딘이 아홉세계를 돌아다니며 거둬들인 가장 귀한 것들과 가장 아름다운 것들 그리고 가장 위험한 것들에 둘러싸인 로키 또한 하나의 전리품처럼 보였다치타우리를 이끌고 미드가르드에 침공한 일로 받은 벌이었다이 안에서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를 깨달을 때까지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오딘의 말과 함께 로키는 보물들과 함께 갇혔다. 누구도 나갈 수 없었으며 아무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였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로키는 여전히 나갈 수 없었다자신이 인간들을 지배하려 했던 것이 잘못 된 것이 아니라 그저 토르의 것을 훔치려 했기 때문에 벌을 받는 것이라는 생각만 들었다자신은 아스가르드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라 오기를 줄곧 아스가르드인과 같은 정복자들과 자라왔다. 로키는 아스가르드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다. 아스가르드인들이 미덕으로 여기는 전쟁을 통해 요툰하임을 파괴하고 미드가르드를 손에 넣고자 했다. 그러나 왜 자신만이 벌을 받아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은 아무도 자신을 환영해주지 않았다. 더 이상 자신을 이해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프리가조차 패배한 개처럼 토르의 손에 끌려온 로키를 보고 눈물 흘리지 않았다. 그녀 또한 아스가르드의 여인이었다. 도리어 놀라운 것은 오딘의 처사였다. 반역을 저질렀다며 사형을 부르짖던 이들의 의견을 묵살하며 왕족을 죽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오딘의 아들, 아스가르드의 왕자가 아니라 서리거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목숨을 앗아가는 대신 자신의 입을 손수 꿰매어 마법을 쓰지 못하게 했다.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양 발목과 양 손목에 쇠사슬을 채워놓았다. 로키는 차라리 깔끔하게 죽여버렸으면 하고 바랬다. 패배는 수치스러웠다. 모두가 수군거렸다. 자신은 이방인이었다. 본디도 그랬지만 이제는 철저한 타인이 되버렸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아스가르드인이 되고 싶어하는 스스로가 경멸스러웠다.

상념이 무게를 더해가고 로키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을 때쯤 갑자기 어둠이 흩어졌다. 굳게 닫혀있던 문은 기괴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문이 열리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로키가 이 곳에 갇힌 이후로는 토르나 프리가조차 들어오지 않았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빛줄기에 로키는 눈을 가늘게 뜨고 들어온 인물을 확인했다.

오랜만이야로키.”

로키에게 인사를 건넨 이는 토르도 오딘도 프리가도 아니었다. 토르의 오랜 벗충성스러운 신하유쾌한 전우펜드럴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었기에 로키의 눈에 당혹스러움이 스쳐지나갔으나 그것은 본디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순식간에 사그라졌다시녀와 유희를 즐길 은밀한 곳을 찾다 여기까지 온 것인가그렇기에는 팬드럴이 혼자라는 점이 걸렸다어쩌면 관대한 토르의 전령인지도 몰랐다토르의 형제놀이에 장단을 맞춰줄 생각은 없었지만로키는 여러 가지 가정을 해보았지만 팬드럴이 온 이유를 가늠키 어려웠다. 펜드럴은 별 다른 말 없이 유유히 걸어 들어와 로키와 딱 한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걸음을 멈췄다. 펜드럴은 매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무척 답답하겠군.”

팬드럴의 말에 눈앞의 왕자는 오만한 시선으로 내려다볼 뿐입을 열지 않았다. 금은보화에 둘러싸인 채 입을 꾹 다문 로키의 모습은 흡사 예술작품과도 같다는 생각에 펜드럴은 자신이 왜 이곳에 들어왔는지를 순간적으로 망각할 뻔 했다. 곧 정신을 차린 팬드럴이 발걸음을 내딛으면서 로키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언제나처럼 다정한 손길이었다. 

이제는 말도 섞지 않는 거야?”

나와 어울리는 곳이 아니던가.

팬드럴이 로키를 향해 뻗었던 손이 허공에서 멈추었다가 다시 물러난다

죄인이자 전리품인 나와 꼭 어울리는 곳이지.

로키는 평소처럼 비아냥거리는 어조로 두팔을 벌린 채 어깨를 으쓱했다. 로키의 손목에 달린 쇠사슬이 촤르륵하고 흔들렸다. 목소리는 로키의 입이 아니라 허공 어디선가 들려왔다그것은 공기를 통해서가 아니라 팬드럴의 머릿속으로 직접 전해지는 것 같았다이것도 마법의 한 종류일테지. 로키는 신기한 마법을 잘 부렸다. 팬드럴이 평온을 찾은 것과는 달리 로키는 팬드럴이 놀라는 모습을 비웃으려다 인상을 다시 찌푸렸다그제야 팬드럴은 로키의 얼굴을 제대로 들여다본다입이 모두 꿰매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로키가 미드가르드에서 돌아온 날팬드럴은 잠시 다른 세계에 있었던 탓에 그 실상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오딘의 처벌이 잔혹했다는 것은 들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그 무게감이 달랐다팬드럴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평정을 가장하며 말을 했다

“1년만이지? 집에 돌아온 것을 환영해.

지금 집이라고 한 건가?

특유의 비웃음을 지어보이자 입 주위를 꿰맨 실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주위가 붉게 변했다당장이라도 얼굴이 뜯겨나갈 것처럼 입주위로 피가 배어나았지만 로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죽어있던 녹색의 눈동자에는 광기가 휘몰아쳤다. 가볍게 던진 한마디에 이렇게 반응할 줄 몰랐던 펜드럴은 잠시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었다.

그래여기는 네 집이잖아.”

내 집이 아니야. 솔직하게 말해봐내가 서리거인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지? 기쁘지 않았어? 건방진 둘째 왕자가 사실은 비천한 서리거인이라니! 통쾌했겠지!

로키의 속삭임은 언제나 뱀처럼 은밀하고 유혹적이었다오딘께서 로키의 입을 꿰맨다 하신 들 어찌 저 간교함이 사라질까로키가 팬드럴을 주위를 돌아다니며 얼굴을 가까이 붙인다뺨이 스칠 듯 스치지 않는다팬드럴은 로키의 숨소리를 느낀다이것은 마치 구애와도 같지 않은가팬드럴은 로키의 손을 잡고는 그를 멈춰 세웠다. 결국 팬드럴은 자신이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했다. 

함부로 입 놀리지마. 로키.”

내 입은 이미 침묵으로 굳어져 있는 상태지.

그래어디 한번 볼까?”

팬드럴은 손에 힘을 주어 로키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깜짝 놀란 로키가 버둥거리며 버텨보지만 팬드럴은 거침없이 로키를 자신의 얼굴로 끌어당겼다가까이서 본 로키의 얼굴은 엉망진창이었다. 눈물로 인해 거칠어진 피부와 먹지 못해 마른 얼굴은 도저히 아스가르드의 왕자였던 로키가 아니었다. 본디 튼튼한 전사의 몸은 아니었지만 이정도로 연약해진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입을 열지 못해 마법도 쓸 수 없는 로키는 어린애보다도 연약한 존재가 되었다평소라면 팬드럴이 로키의 허상을 잡고 허우적거리는 꼴을 보며 깔깔거렸을 것을 지금은 그저 맥없이 팬드럴에게 잡혀 자신의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손바닥 아래로 로키의 떨림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펜드럴이 로키에게 시선을 떼지 않으며 천천히 몸을 숙였다.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을 약속하지.”

마치 여인에게 맹세하는 기사처럼 팬드럴은 로키의 손등에 정중하게 키스를 했다로키가 재빠르게 손을 빼내지만 당황스러운 표정과 살짝 붉어진 귓바퀴는 제아무리 속임수의 신이라도 쉽게 감추지 못했다. 펜드럴은 그 얼굴이 마음에 들었다언제나 오만방자하던 왕자를 당황시킬 수 있다니언제나 얼굴을 붉히는 것은 상대방의 몫이었기에 로키는 자신의 당혹스러움을 감추는 법에는 익숙치 않아보였다로키는 핏발 선 눈초리로 팬드럴을 쏘아보았다분하다는 표정이었다간만이군어릴 적 만해도 저런 얼굴을 자주 하고 있었는데 표정을 감추는 법을 일찍 배운 로키는 이후로 언제나 겨울 같은 얼굴을 하곤 했다. 로키의 표정은 언제나 여름 같은 토르와 대비되었다

"로키."


*


펜드럴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전장에 출전도 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일이었다. 운이 나쁘게도 로키와 같이 술래가 된 날이었다. 팬드럴은 숨어있는 친구들을 찾아내려고 왕궁 구석구석을 이 잡듯이 뒤졌다. 그러나 같이 술래가 된 로키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팬드럴의 뒤만 쫓아다닐 뿐이었다. 결국 펜드럴은 그런 로키의 모습에 화가 치밀었다. 왜 나만 찾아야하는 거지? 결국 펜드럴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 로키를 향해 소리를 쳤다.

너는 왜 안 찾아?”

시시해.”

안 그래도 로키와 술래가 된 것도 싫었건만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로키에게 팬드럴은 너무 화가났다. 펜드럴은 분을 참지 못하고 로키를 밀쳤지만 로키는 울음 한번 터트리지 않고 손바닥을 털며 일어났다.

지금쯤 술래잡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어디론가 놀러갔을걸.”

하?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마!”

“믿기 싫으면 말든가.

그리고 순식간에 로키가 눈 앞에서 사라졌다. 최근에 배운 마법이었다. 로키는 마법에 재주가 있었다. 프리가에게 배운 것을 금세 써먹고는 했다. 그 마법들에 당하는 것은 주로 토르였다. 로키의 마법에 골탕을 먹어도 그때마다 토르는 화통하게 웃으며 자신의 동생이 얼마나 마법에 대해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지를 우리들에게 떠들고는 했다. 펜드럴은 사라진 로키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나는 금발이 싫어.”

로키의 목소리는 머리 위에서 들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커다란 나무 위에 올라가 앉아있었다. 뜬금없는 로키의 말에 펜드럴은 피식 웃었다.

아스가르드 절반 이상을 적으로 돌리는 소리네.”

푸른 눈도 싫고.”

그것도 마찬가지.”

무식하게 힘으로 해결하려 드는 것도 싫어.”

차라리 토르가 싫다고 해.”

그래, 토르가 싫어.”

?”

팬드럴은 진심으로 궁금했다. 왜 토르를 싫어하지? 토르는 좋은 왕이 될 재목이었다. 때로는 너무 과격하게 굴 때가 있었으나 그것은 아스가르드인의 미덕이었다. 용감한 전사들이 대우받는 곳이 바로 아스가르드였다. 거기다 토르는 위대한 오딘의 장자였으며 남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였다. 그러나 로키는 언제나 그렇듯 펜드럴의 질문에 제대로 답해주지 않고 이번에는 정말로 어디론가로 사라져버렸다. 펜드럴은 로키가 왜 토르를 싫어하는지 생각해보았지만 알 수 없었다. 로키도 사라졌고 결국 더 이상 친구들을 찾을 수 없었던 펜드럴은 다시 왕궁을 향해 터덜터덜 되돌아갔다.

 

로키! 펜드럴! 어딜 갔다 오는 거야?”

토르가 반갑게 소리치며 자신을 향해 달려왔다. 옆에는 어느 새 로키가 있었다. 토르가 로키를 꼭 껴안았다. 정말 토르는 로키와 자신이 술래였고 그들을 찾아다니고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은 것처럼 보였다. 토르가 고의로 그를 잊은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았지만 그랬기에 더욱 화가 치밀었다. 토르는 언제나 옳은 아이였고 좋은 친구였다. 그러나 이번일은 너무했다. 그러나 펜드럴이 입을 열기도 전 로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토르의 옆에서 한발자국 떨어져 곁에 앉았다.

시끄러워.”

그 때문에 펜드럴도 토르에게 볼맨 소리를 하려던 것을 말도 하지 못했다. 그날부터 로키가 신경이 쓰였다. 로키는 입만 열면 거짓말과 속임수를 썼다. 못된 장난으로 분탕질을 쳤다. 그런 로키였지만 이상하게도 토르의 앞에서는 조용해졌다. 팬드럴은 토르에 대한 로키의 기묘한 감정에 대해 누구보다 빠르게 눈치 챘다. 어쩌면 로키보다도 더 먼저 알아차렸을지도 몰랐다. 토르를 비롯해 그들은 아직 이성에 관해서 무지한 무리들이었다. 팬드럴은 제법 수염이 올라온 턱 주변을 쓸어내렸다. 로키를 제외한 나머지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슬슬 수염이 나고 여자들이 볼을 붉히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깨달을 때가 올 것이었다펜드럴은 매끈하기만 한 로키의 입 주변을 조심스럽게 만졌다.

무슨 짓이야! 간지럽잖아.”

로키가 화들짝 놀라며 손길을 뿌리쳤지만 로키보다 더 놀란 것은 자신이었다. 팬드럴은 결국 아무 말 하지 못하고 여자들의 앞에서 곤란할 때면 짓는 미소로 자신을 감추었다. 로키는 명민했지만 이럴 때만큼은 순진한 어린애에 불과했다. 펜드럴은 겨우 한마디를 했다.

너는 토르와 달라.”

로키는 무슨 소리인 줄 모르겠다는 얼굴로 팬드럴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마법으로 펜드럴에게서 도망쳤다.



*


"로키, 너는 토르와 달라."

로키는 펜드럴이 하는 말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그것은 로키에게 있어서 너무 당연한 소리였다. 자신과 토르는 너무도 다른 존재였다. 태양과 달. 어둠과 빛. 그렇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형제라고 믿고 자라왔다니. 로키는 자신이 너무 어리석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의 처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펜드럴의 존재에 화가 났다. 

썩 꺼져. 조롱하지 않아도 그 쯤은 알고 있으니.

"아니, 너는 몰라. 너는 토르와 달라."

그러나 펜드럴은 다시 한번 더 말했다. 로키는 이상한 존재였다그리고 이해가 되지 않는 존재였다. 처음에는 오딘의 둘째 아들토르의 동생로키는 그 뿐이었다로키는 자신의 친구는 아니었다그렇다고 등을 맡길 수 있는 전우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토르 때문에 함께 다녔지만 친구도 전우도 아닌 로키의 존재는 겉돌기만 했다그렇다면 그는 훌륭한 왕인가팬드럴은 고개를 저었다토르만이 아스가르드의 왕이 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관계에 어떤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펜드럴에게 있어 로키는 손에 넣을 수 없는 존재인 것 같았다. 움켜쥐었다고 생각하면 로키는 언제나 손에서 빠져나가고는 했다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입은 꿰매지고 팔과 다리가 묶여 있는 지금은 도망칠 수 없으리라. 그리고 몇 번이나 귓가에 속삭여 줄 것이었다. 팬드럴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고 로키는 못마땅한 듯 팬드럴을 밀어냈다.

비웃지마.

그 모습이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아 팬드럴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이곳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두려움을 안고 있었던가내가 알던 로키와 달라져있을까봐자신이 알던 어린 왕자는 오만하고 고집이 세었지만 함부로 사람을 해칠만한 자는 아니었다로키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도리어 그에 의해서 과장되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자신이었다. 팬드럴은 로키의 손을 잡아 손바닥에 입맞춤했다.

…….

로키는 불현 듯 무언가를 깨달은 얼굴을 했다불안해보이던 모습은 사라지고 로키는 침착한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나를 여자를 보는 눈길로 보는 군.

팬드럴은 너털웃음을 지었다이제야 눈치 채다니천하의 로키도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나보군팬드럴은 딱히 숨길 이유도 마음도 없었다팬드럴의 웃음의 의미를 알아챈 로키는 입을 꾹 다물었다 다시 조소를 지었다.

그래서였군그래서 나에게……

로키는 오만한 얼굴로 고개를 쳐들고 팬드럴에게 다가와 물었다당황하던 얼굴이 귀여웠지만 역시 로키에게는 이 표정이 더욱 어울렸다.

너는 나의 아군인가?

팬드럴은 로키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레이디에게 하는 것처럼 무릎을 꿇고 맹세를 위해 가슴에 손을 올렸다. 펜드럴은 로키의 턱을 붙잡고 피딱지가 굳어 있는 실을 단도로 끊어냈다. 입가는 엉망진창으로 짓물려있었고 오랜 유배로 피폐해졌지만 제 눈에 로키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펜드럴은 비틀거리는 로키를 부축했다. 그리고 품안에서 로키의 망토를 꺼내어 등 뒤로 둘러주었다녹색망토가 펄럭였다자신과 같은 색의 망토였다팬드럴은 로키를 껴안았다자신은 로키의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지는 오래였다. 아무리 고민해보아도 자신과 로키의 관계에는 어떠한 이름도 달아줄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었다. 집이 없어졌다면 만들어주면 되는 것이었다. 자신이 그의 가족이며 친구, 그리고 연인이 되어주면 되는 것이었다. 펜드럴은 자신만이 로키의 유일한 편이며 구원자가 되길 원했다. 그 증거로 로키와 같은 색의 망토를 여지껏 두르고 있었다는 것을 로키는 이제 깨달을 것이었다. 펜드럴은 로키의 어깨를 감싸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집에 돌아 온 것을 환영해, 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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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님, 석고대죄합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너무 늦게 드린 주제에...퀄리티가 이래서...

그래도 열심히 썼어요ㅠㅠㅠㅠㅠ엉엉엉ㅠㅠㅠ존잘님ㅠㅠㅠ한번 만 봐주세요

Posted by 우훗우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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